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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 조각 9

[短想] 정신력과 의지력

보이지 않는 굳센 마음의 힘이 얼추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역사적으로 놀라운 여러 사례들을 떠올릴 때 그런 정신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오(?)도 뇌를 지배하는데 말이다. 다만 재능과 노력을 두고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처럼, 굳센 마음의 힘을 끌어내는 것도 일부 타고난 영역에 속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힘을 발현하기 위한 개개인의 조건이 다 다른데, 타고난 이들은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서 시도때도 없이 발현되는 것이다. 이쯤에서 인간이 귀신같은 합리화 기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굳세지 못할 핑계가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굳세게 뭔가를 한다고 해도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굳세게 뭘 하는 행동 자체를 피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생각대로 ..

短: 조각 2023.06.02

[短想] 좋은 조직은 어떤 조직인가? (3)

좋은 조직의 조건으로 '교육적 맥락이 잘 작동하는 조직', '좋은 리더가 있는 조직' 두 개를 꼽았다. 다음으로 나올 것은 뻔해서 중요하다. '소통에 막힘이 없는 조직'이다. 1 더하기 1로 최소한 2.5 이상을 쌓아야만 조직을 만든 의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1 더하기 1로 간신히 1을 해내는 것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불통인 곳이 그렇다. 내가 0.5만큼 하고 있는 줄 모르고 상대도 0.5만큼 하고 있으면 결국 한 명은 없는 셈이다. 나머지 0.5를 둘이 함께 하든, 둘 중 한 사람이 도맡아 하든 이미 지나간 0.5만큼의 소요시간은 그대로이다. 밖에서 보기에는 쉬울 수 있다. 내가 0.5 한다는걸 알려주면 되는 거 아니야? 아니다. 0.5를 어떻게 접근하여 어떤 방법으로 하고 있으며 어떻게 끝낼..

短: 조각 2023.04.16

[短想] 과정을 견디는 끈기, 실천

실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꾸준한 실천은 결코 쉽지 않아서 수많은 사람들을 좌절하게 한다. 인류 중 제일가는 어류인 마이클 펠프스는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수영만 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스트레칭 하느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피겨여왕 김연아는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고 답한다. 정점에 섰던 이들의 비결이 '그냥 하는 것'이었다면 굳이 정점을 노리지 않더라도 그냥 실천하는 것은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천은 정확히 내게 부족한 자질이다. 인간이 손익에 대해 번개보다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린다는 말처럼 어떻게든 적은 노력으로 많은 효과를 보려고 애썼던 기억이 적지 않다. 과정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접해 왔다. 돈까스를 좋아하며 '여러분 왕 사랑'을 남발하는 랑또 작..

短: 조각 2023.03.26

[短想] 기록과 정리

기록과 정리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지만 나는 이 둘에 대해 크게 소질이 없다. 독후감을 두어 편 올려 두었지만 책 표지를 적고 느낀 점만 중구난방으로 올려둔 것을 보면 곧바로 티가 난다. 지은이 소개라든지 출판사와 출판년도 따위를 갖추어 둘 생각을 하지 못하고 흥나는대로 하다 보면 저 모양이다. P형 인간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그런 종류의 엄밀함에 대해서는 민감도가 영 떨어진다. 행정사무 일을 시작하고부터 가장 난감한 일 중 하나가 파일 정리다. 명확한 범주화를 통해 필요한 파일을 갈무리해 둔 화면을 볼 때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기록과 정리에 유독 취약한 까닭을 고민해보았는데, 모든 맥락을 섞어 총체적인 그림으로 이해하려는 경향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범주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 범주에 들어가는 ..

短: 조각 2023.03.21

[難]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사람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지구의 인구 수만큼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은, 근본이 같아도 끄트머리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기질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며 환경이 다르다. 초록이 동색이라지만 연두색과 녹색이 다른 것처럼, 그저 개인의 잣대로 각자의 궤적을 어설피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바른 자세로 앉아도 보는자의 시선이 비뚤어지면 비뚤고, 바른 말을 해도 듣는 이의 마음이 바르지 않다면 그릇된다. 그렇기에 자신을 과신하는 이들에게 깃드는 편협한 편안함이 간혹 부럽다. 이해할 수 없기에,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동료 시민을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 바꾸어 말하면 나 또한 동료 시민의 사랑을 얻기 어렵다는 것. 세상에 사랑이 얼마나 귀한지

短: 조각 2023.03.17

[短想] 좋은 조직은 어떤 조직인가? (2)

지난 글에서 좋은 조직의 조건으로 교육적 맥락이 존재하는 조직을 꼽았다. 구성원 개인의 합이 조직이 되므로 개인에게 성장을 제공하지 못하는 조직은 필연적으로 도태된다. 값을 잘 쳐줘야 현상유지인데, 이 또한 조직 내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을 확률이 크다. 좋은 조직의 또 다른 조건은 좋은 리더가 있는 조직이다. 한창 리더 열풍이 불며 리더십이 삶의 중요한 속성으로 강조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예외는 아니라, 마치 모두를 리더로 만드려는 듯한 상황을 보며 '아니, 모두가 리더가 되면 누가 팔로어를 하지?' 싶었다. 그럼에도 좋은 리더와 리더십을 우선적으로 꼽는 것은 그만큼 조직 내 리더의 역할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스포츠 팀에서도 리더가 바뀌어 성적이 추락하거나 급상승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

短: 조각 2023.03.12

[短想] 좋은 조직은 어떤 조직인가? (1)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좋든 싫든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개인의 취약함을 모르지 않기에 다수의 사람은 기꺼이 조직이나 단체에 소속되는 것을 우선한다. 집단이나 공동체 등 다양한 말을 두고 굳이 '조직'을 고른 이유는 개인이 소속될 수 있는 가장 작은 집단을 표현한다고 여겨져서이다. 가까운 영어로 '팀'정도가 있겠다. 그렇다면 좋은 팀은 어떠한 팀인가? 좋은 조직은 어떤 조직인가? 누가 뭐래도 좋은 조직의 가장 큰 조건은 교육적 맥락이 작동하는 조직일 것이다. 이는 내가 교육과 가까이 살아서가 아니다. 교육에 형식과 비형식이 있고 그 과정에서 무형식학습이 이루어진다면 조직은 세 가지 형태를 모두 활용하여 구성원 개인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선임자와 경력자의 역할이 특..

短: 조각 2023.03.10

#뒤집기 - 떨어지는 물방울은 돌을 뚫는다?

최종적으로 교육학 전공이어서 그런지, 교육이나 사고력에 대해 궁리하는 일이 잦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질문이 중요하다고 하고 좋은 질문을 위해 사고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학교교육 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육'의 이미지가 사고력을 기르기에 좋으냐고 질문받게 된다면 나는 아직도 얼른 대답하기가 어렵다. 수업 실행의 관점에서는 깊지 않은 고민이 넓게 계속되었다. 건축과 공간디자인에 관한 글을 볼 때면 '학교공간의 환경 변화를 통해 사고력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요리에 관한 글을 볼 때면 '조리 과정과 다이닝을 통해 가정과와 미술과를 융합하고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정도였다. 아이디어만 많고 구체화는 약한 까닭에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사고력 기르기..

短: 조각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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