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라는 단어가 이래저래 보편화된 마당에 표지에 '산문집'이라고 적힌 것부터 신선했다. 저자의 칼럼, 영화평론, 인터뷰 등이 묶여 있는데 읽기는 어렵지 않지만 인상적인 대목을 자주 만날 수 있다. 핸드폰과 인터넷도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 수많은 군중을 광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었던 DJ를 흥사단 건물 화장실에서 마주했던 것과 같은 재미 쏠쏠한 일화가 구석구석 숨어 있다. 책을 다 읽은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잊혀지지 않는 부분이 몇 있다. 1. 행복한 느낌은 오래 지속될 수 없기에 차라리 소소한 근심을 누리며 살기를 원한다. 이는 소소한 근심을 압도할 만한 커다란 근심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마음대로 축약하여 옮겼음에도 다시 고개가 끄덕여진다. 소소한 근심을 누린다는 내용을 행복으로 재정의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