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정리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지만 나는 이 둘에 대해 크게 소질이 없다. 독후감을 두어 편 올려 두었지만 책 표지를 적고 느낀 점만 중구난방으로 올려둔 것을 보면 곧바로 티가 난다. 지은이 소개라든지 출판사와 출판년도 따위를 갖추어 둘 생각을 하지 못하고 흥나는대로 하다 보면 저 모양이다. P형 인간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그런 종류의 엄밀함에 대해서는 민감도가 영 떨어진다. 행정사무 일을 시작하고부터 가장 난감한 일 중 하나가 파일 정리다. 명확한 범주화를 통해 필요한 파일을 갈무리해 둔 화면을 볼 때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기록과 정리에 유독 취약한 까닭을 고민해보았는데, 모든 맥락을 섞어 총체적인 그림으로 이해하려는 경향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범주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 범주에 들어가는 ..